안부지기 · 이야기 · 개발 일지 38

개발 일지 38 — 작은 글자 하나까지

새 방식이 자리를 잡자, 이번엔 아주 작은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연락처 옆에 붙는 짧은 표시 하나였습니다. ‘아직 연락한 적 없음’처럼, 그 사람과의 상태를 한눈에 알려 주는 작은 꼬리표입니다.

한국어와 영어에서는 멀쩡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 말로 바꿔 보니, 그 짧은 글자가 자리에 다 들어가지 못하고 끝이 잘려 ‘…’로 나왔습니다. 뜻이 반쯤 가려지는 셈이었습니다. 처음 그걸 봤을 때는, 솔직히 그냥 지나칠까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아주 작은 표시였으니까요.

가장 쉬운 해결은 칸을 넓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칸을 넓히면 옆의 이름과 별표, 다른 표시의 줄이 함께 흔들렸습니다. 한 곳을 편하게 하려고 여러 곳을 어긋나게 만드는 셈이었습니다. 그래서 칸은 그대로 두고 다른 길을 찾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잘림이 제 눈에는 잘 안 띈다는 점이었습니다. 화면을 띄워 보기 전에는, 어느 나라 말에서 몇 글자가 넘치는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매번 눈으로만 확인하는 것은 미덥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실제 앱에 쓰는 글씨체를 그대로 불러와, 여러 나라 말의 표시가 좁은 화면에서도 잘리지 않는지 하나씩 재 보는 장치를 두었습니다. 사람이 일일이 보지 않아도, 어딘가에서 글자가 넘치면 바로 알려 주도록요.

작은 꼬리표 하나에 이렇게까지 하나 싶었지만, 다음에 문구를 고칠 때도 같은 실수를 미리 막아 줄 안전장치가 생긴 셈이었습니다. 한 번 들인 수고가 앞으로의 여러 번을 덜어 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