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부지기 · 이야기 · 개발 일지 36

개발 일지 36 — 꼭 필요한 것만 묻기로

여름의 소개가 한 차례 지나간 뒤에는, 다시 앱 안으로 돌아왔습니다. 밖에서 알리는 일도 중요했지만, 결국 사람을 붙잡는 것은 앱 자체였으니까요. 이번에 오래 들여다본 것은 ‘챙길 사람을 어떻게 고르는가’였습니다.

그동안은 소중한 사람을 더하려면 앱이 주소록 전체를 들여다봐야 했습니다. 처음 앱을 켜면 모든 연락처를 한 번에 불러와 보여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안부를 조용히 돕고 싶은 앱이, 문 앞에서부터 너무 많은 것을 묻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주소록 전체를 읽는 편이 만들기에는 쉬웠습니다. 모든 이름을 한꺼번에 가져와 목록으로 세우면 되니까요. 하지만 만들기 쉬운 쪽이 늘 옳은 쪽은 아니었습니다. 누군가의 전화기에는 오래된 번호도,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이름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그걸 전부 앱이 들여다볼 이유는 없었습니다.

안부지기가 하는 일은 결국 ‘몇 사람을 더 오래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 일에 수백 개의 번호가 필요하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챙기고 싶은 몇 사람이면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묻는 범위를 좁히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휴대폰이 띄워 주는 선택 화면에서, 챙기고 싶은 사람만 직접 고릅니다. 고르지 않은 나머지 연락처는 앱이 보지 않습니다. 고르는 수고가 조금 늘더라도, 앱이 보지 않아도 될 것을 보지 않는 편이 마음이 편했습니다.

덜 묻는 쪽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화면도, 저장하는 방식도 조금씩 다시 손봐야 했습니다. 그래도 이 결정만큼은 오래 걸려도 괜찮다고 여겼습니다. 이어지는 며칠은, 이 선택을 제대로 세우는 시간이었습니다.